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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돌문화 아이콘 돌문화공원에 웬 관광열차 - 한겨레

제주도, 공원 2.4㎞ 구간에 ‘힐링열차’ 도입 검토
문화예술단체 “제2의 비자림로 논란될 것” 비판
제주돌문화공원 안에 있는 돌하루방 석상들. 허호준 기자
제주돌문화공원 안에 있는 돌하루방 석상들. 허호준 기자
제주도의 돌 문화를 집대성한 제주 돌문화공원에 관람객의 이동 편의를 명분으로 한 관광열차 도입이 추진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일대 96만9731㎡ 터에 들어선 돌문화공원은 1999년 당시 북제주군과 협약을 맺은 백운철 탐라목석원장이 평생 모아온 소장품을 기증한 뒤, 2001년 9월부터 올해 초까지 20년 동안 1449억원이 투자돼 완공했다. 백 원장이 추진기획단장을 맡아 조성한 공원을 두고 ‘미래 세대를 위해 보존된 세계문화유산’(슈뢰더 전 독일 총리, 2018년), ‘오래된 유물을 후손만대에 전하자’(김대중 전 대통령 부부, 2006년), ‘돌문화공원에서 태곳적 문명세계 연상’(중국 작가 위화, 2007년) 등의 찬사가 이어졌다.
제주도 산하 돌문화공원관리소는 이달 4~18일 공원 누리집 등을 통해 ‘친환경 전기차 설문대할망 힐링열차’ 운영에 대한 의견을 받았다고 19일 밝혔다. 관리소 쪽이 올린 사진을 보면 소형 전기차에 관광객이 타는 카트를 여러 개 묶은 이른바 ‘깡통 열차’가 전설의 통로~돌박물관~어머니의 방을 거쳐 다시 전설의 통로까지 2.42㎞ 구간을 운행하는 방안이 제시돼 있다. 관리소 쪽은 “관람 동선이 길고 이동수단이 없어 불편하다는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힐링열차를 시범 도입하는 것은 관광 약자를 배려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 있다. 돌문화공원이 100만, 1천만 관람객이 방문하는 명소로 가는데 첫 시발점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제주 문화예술단체 관계자는 “돌문화공원은 제주의 철학과 가치를 생각하게 하는 사유의 공간이다. 관광열차를 도입하는 순간 돌문화공원은 그 가치를 잃게 될 것이고, 제2의 비자림로 논란이 재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제주돌문화공원 안에 조성된 돌한마을 초가. 허호준 기자
제주돌문화공원 안에 조성된 돌한마을 초가. 허호준 기자
또 다른 관계자는 “수익을 추구하는 사설 관광지와 공공재 성격의 공영 관광지는 성격이 다르다. 돌문화공원은 돌 문화만이 아니라 제주도의 모든 것이 함축된 곳이다. 제주도의 자연과 문화를 느끼도록 하자는 것이 애초 공원 조성 취지다. 당연히 교통 약자들도 공원을 관람할 권리가 있다. 이들을 위해서는 관광열차가 아닌 전동카트 같은 것을 비치하는 등의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도 문화관광해설사협회 카페에도 비판글이 올라왔다. 한 회원은 “깡통 열차? 참으로 해괴한 일이다. 원형 훼손 방지에 앞장서야 할 관에서 이렇게 훼손하려는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라고 적었다. 또 다른 회원도 “자연을 최대한 살리고 인공을 최소화한 아름다운 공원이다. 이러한 공원의 가치를 지키지 못하고 훼손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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