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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총기도·부족 의식 …음식에 대한 감사, 인류의 문화 되다 - 대구신문

(37) 음식에 스며든 그 시대의 문화
종교마다 다양한 공양·감사 의식
가톨릭 “하느님께 아멘” 기도 드려
남미의 ‘파차마마에 대한 기도’
부족의 오랜 전통축제로 승화
한솥밥의식
식사전후 기도가 주는 25가지 영감중의 하나인 동정의식(한솥밥 의식). 그림 이대영

음식에 대한 감사의식이 크게 3가지 인류문화로 흡수되었는데, 즉 i) 종교적 은총기도, ii) 민족전통 혹은 부족의식(tribalism), iii) 삶의 과정 속이다.

종교적으로는 다양한 양식으로 은총기도(grace prayer)가 되었다. 민족 혹은 부족전통으로는 의식화된 남미의 파차마마(Pacha Mamma)에 대한 기도 및 축제 등이 있다. 삶의 과정으로 흡수된 사례로는 음식으로 감사, 경배(敬拜), 기원 등 다양한 표현을 하는 것이다.

특히 은총기도(grace prayer)로는 식사전후에 기원, 감사와 찬미를 표시한다. 성경에서는 사도바울과 예수가 음식을 앞에 놓고 감사기도를 했다(Jesus and Saint Paul pray before meals). 라틴 가톨릭에서는 “우리에게 은총을 주신 오! 하느님, 당신으로부터 주신 은총을 우리는 받으려 합니다. 예수님을 통해 하느님께 아멘” 등의 기도를 드렸다. 종교마다 다양한 공양(供養), 기도(祈禱) 및 감사(感謝)의식을 드린다.

식사전후에 기도함으로써 25가지의 영감을 준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1) 배고픔과 고통을 기억(remembering hunger and suffering) 2) 기회와 기쁨에 대한 감사(thanks for opportunity and joy) 3) 주님의 참석으로 축복을 허함(allowing blessings through Lord‘s presence) 4) 광명과 함께하는 끼니(meal with grace) 5) 축복의 섭리에 감사선언(declaring thanks for providence of blessings) 6) 얻음에 감사의식(sense of gratitude for obtaining) 7) 모두 같이 먹을 수 있음(everyone can eat together) 8) 사랑의 이름으로 하느님을 호출(calling God in the name of love) 9) 음식 자체에 대한 축복(blessing for food itself) 10) 우리 모두에게 모두가 감사(thanking all of us) 11) 챙김의 상징으로 음식(food as a symbol of care) 12) 낯선 사람에게 사랑표시(showing love to strangers) 13) 모두를 합당하게 하심(making all worthy) 14) 식사 전 은혜(grace before meals) 15) 신의 위대함(greatness of God) 16) 우리를 축복하신 창조주(creator who blessed us) 17) 세상 친구들에게 감사(thanks to worldly friends) 18) 영혼을 먹이는 생명의 떡(bread of life that feeds soul) 19) 겸손한 마음(humble heart) 20) 우리의 음식을 축복(blessing our food) 21) 힘을 회복시킴(restoring strength) 22) 다시 일할 수 있게 함(enabling to work again) 23) 함께하는 모든 이에게 축복(blessing to all who are with us) 24) 영혼과 생명의 양식(food for soul and life) 25) 동정의식(同鼎意識 sense of sympathy) 등을 느끼게 하고 있다.

◇주막집 개가 사나우면 술이 쉰다(猛狗酒酸)

200만 년 전 오스트랄로피테쿠스(Australopithecus) 원시인류의 치아에도 산성음식 등으로 치아조직이 약화되는 비충치성 치아경부 손상(MCCL)으로 치아구멍이 있었다.

2018년 호주의 학술매체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 논문을 2019년 5월 29일자로, 리버풀 존 무어 대학교(Liverpool John Moores University) 인류생물학자 이안 토울(Ian Towle)이 발표했다.

호미닌((hominin)종의 치아화석뿐만 아니라 호모 날레디(Homo naledi) 종의 치아에서도 충치치료용 밀랍( beeswax) 충전흔적이 발견되었다. 이를 미뤄보아 신석기시대에 농경목축이 시작된 뒤 탄수화물 혹은 목축의 부산물을 발효(알코올, 초산, 젖산)한 음식을 섭취함으로써 치아질환도 발생했다고 추론할 수 있다.

BC 230년경 중국의 춘추시대 출간된 ‘한비자(韓非子, BC 280∼BC 233)’라는 책에 “간신배들의 농간으로 현명하고 유능한 선비들이 관리로 등용되지 못한 국가에는 비운이 생긴다. 즉 주막집 개가 사나우면 술이 쉰다”라는 일화를 적고 있다.

발효(醱酵, fermentation)란 미생물(酵母) 혹은 세균(젖산균 혹은 곰팡이)을 이용한 배양 혹은 육종하는 과정이고, 산소 없이 당(糖, C6H12O6)을 분해해 에너지를 얻는 대사과정이다. 생성결과물은 유기산(초산 혹은 젖산), 가스 혹은 알코올(술) 등으로 알코올발효(CH3CH2OH), 초산발효(CH3COOH) 혹은 젖산발효(CH3CHOHCOOH) 등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미생물학으로 풀이하면 유기영양소를 혐기(嫌氣)적으로 분해해 ATP(Adenosine triphosphate, C10H16N5O13P3)를 생산하는 중요수단이었다.

인류가 이런 미생물의 발효과정을 이용해 음식재료를 생산하기 시작한 시기는 농경과 목축을 시작했을 때인 신석기시대부터다. 처음에는 바나나 혹은 포도가 자연발효로 술이 된 것을 채취했다가 포도주를 만들고 맥주를 만들었다.

BC 1만2천년(지금부터 1만4천17년 전)경에 이스라엘 북부 하이파(Haifa) 카멜산맥(Carmel Mountains) 라케페트 동굴(Rakefet Cave)에서 3개의 돌절구(stone mortars)를 발견했으며, 맥주를 양조하기 위해 사용했다고 확인되었다. 발효를 이용한 식재료로는 오늘날의 피클(pickle), 김치(Kimchi), 요구르트(Yogurt) 등을 만들었다. 서양에서 발효(ferment)라는 단어는 라틴어 ‘끌이다(fewvere)’ 동사에서 파생되었고, 14세기 후반에 연금술(alchemistry)에서 최초로 사용했다. 일반적으로 1600년대에 사용되었으나 현대과학적인 용어로는 사용되지 않았다.

최근 우리나라 김치(Kimchi)와 중국 파오차이(泡菜)를 두고 서로가 자기네들이 기원이라고 언쟁을 벌리고 있다. 우리나라 김치는 한반도내에서 자생했던 젖산균을 이용했던 젖산발효이고, 중국 채소절임 파오차이는 강한 신맛을 내는 초산발효에 기초했다.

한반도에선 감, 사과 등의 과일이나 술 혹은 미강(米糠) 등을 이용해서 초산발효를 시켜서 식초(食醋)라는 조미료로 사용한다. 식초 초산발효는 김치와 같은 젖산발효에 비해 강력한 신맛이 나 음용을 기피했다. 그러나 젖산발효를 시킨 김치같은 음식은 은근한 신맛과 달콤한 뒷맛이 있어 국물까지 시원하다고 마셨다.

‘떡 줄 사람 꿈도 안 꾸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Someone who has a rice cake doesn‘t even think about giving it to you, but you already have drunk kimchi broth)’ 혹은 ‘떡방아소리 듣고 김칫국부터 찾는다’는 속담이 있다. 오늘날 서양 사람들조차도 이 속담의 뜻을 ‘부화하기도 전에 병아리 세기(counting chickens before they are hatched)’로 알고 웃을 정도다.

역사적으로 형벌제도를 살펴보면 당시 음식요리문화와 같은 양상을 보였다. 오늘날 최고문명국가인 미국에서도 사형집행방법으로 전기 감전형(Electrocution), 총살형(Firing squad), 가스질식사형(Lethal gas) 혹은 교수사형(Hanging) 등을 사용한다. 음식요리방법과 같다. 동물사냥, 가축가스도살 혹은 전기통닭구이 방법과 같다. 전쟁 중일 경우 현재는 가장 손쉬운 총살, 옛날에는 참수와 효수였다. 우리나라 조선시대는 참수가 가장 흔했으나 영예스러운 죽음으로 사약형이나 교수형이 있었다. 때로는 사지를 찢는 거열형(車列刑)과 삶아서 죽이는 팽형(烹刑) 혹은 탕형(湯刑)까지도 있었다.

이런 형벌이 있기 전에 이와 같은 음식이 먼저 있었다. BC 500년경 공자가 서주(西周)에서 동주(東周)까지 민요와 시가 305수를 수합정리해서 편찬했던 ‘시경(詩經)’에 “밭 울타리 안 텃밭에 오이가 달려 있네, 이를 따서 껍질을 벗기고 잘라서 절이기(cucumber pickle)를 해서 조상님께 올린다면, 증손들까지도 수명장수하고 천우신조를 받으시겠지(中田有廬 疆場有瓜 是剝是菹 獻之皇祖)”라는 구절이 있다. 이 구절을 중국인들은 김치의 기원이라고 주장한다.

BC 140년 경 전한 말 유희(劉熙)가 편찬한 ‘석명(釋名)’에는 ‘익히지 않는 걸 차갑지도 덥지도 않은 공간에 덮고 막아서 발효시키는 것(生釀之遂使阻於寒溫之間,不得爛也)”이라고 발효를 설명했다. 글·그림 = 이대영<코리아미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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