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부터 기승을 부리는 무더위에 시원한 여름휴가가 간절해진다. 그렇다고 피서 인파로 넘쳐나는 인기 휴양지를 찾아가기엔 아직 불안한 상황. 어디 한적하면서도 힐링이 절로 되는 나만의 피서지는 없을까? 둘러보면, 재개되는 문화 축제가 있다. 책과 영화, 뮤지컬과 함께 한여름 무더위를 잊을 수 있는 곳을 소개한다.

제주를 찾는 사람들이라면 책과 함께하는 시간도 좋다. 책과 함께하는 여행길은 생각만 해도 평화롭고 낭만적이다. 한적한 동네에서 만나는 생각지도 못한 작은 책방, 그것을 발견하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즐거움은 몇 배가 된다. 여름의 시작과 함께 제주에서는 아주 특별한 책방축제가 펼쳐진다. 제주시 문화도시센터와 문화도시 책섬[썸ː] 추진단이 마련하는 십인십색(十人十色) 동네책방 축제다. 올해의 주제는 ‘◯◯책방은 ◯◯◯◯와 열애중’. 평대리의 ‘달책빵’, 수산리의 ‘그리고 서점’, 종달리의 ‘소심한 책방’, 함덕리의 ‘오줌폭탄’ 등 제주 곳곳의 작고 아름다운 책방 18곳이 참여하며, 각각의 개성을 살린 전시회와 강연회, 북콘서트, 다큐멘터리 제작, 시 낭송회, 독립 출판물 워크숍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동시에 펼쳐진다. 제주 사람들과 여행자들은 각자의 관심에 맞는 책을 만나고, 함께 펼쳐지는 행사에 자유롭게 참여하면 된다.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간 진행된다.

부천은 관광 도시도 아니고, 역사가 숨을 쉬는 고도도 아니다. 대신 영감을 통해 창조된 창작물의 보고 혹은 문화 창의도시로 꼽힌다. 그럴듯한 자연환경이나 문화유산 대신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주는 상상력의 도시다. 한여름의 부천에는 영화가 있다. 부산영화제 못지않게 유명한 부천 국제 판타스틱영화제다. 지난 1997년 국내 최초로 판타스틱 장르의 영화축제로 시작한 이 영화제는 매년 여름, 시민들과 영화 팬들에게 시원하고 쾌적한 영화관 휴가를 제공해왔다. 특히 저예산 및 독립영화의 영화제인 만큼 전 세계의 다양한 영화들을 만날 수 있었고, 대한민국에서 제한상영가 영화를 합법적으로 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영화제이기도 했다. 이렇다 할 피서지가 없는 도시 부천이 영화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시원한 여름휴가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도 있다. 이번 영화제 역시 판타스틱 영화제의 정체성을 듬뿍 담고 있는 영화들이 대거 찾아온다. 급격한 변화의 시대에 전하는 위로의 말인 ‘이상해도 괜찮아(Stay Strange)’를 슬로건으로, 관객의 취향을 저격하는 47개국 258편의 작품이 7월8일부터 시내 영화관과 온라인 상영관 웨이브를 통해 공개된다.

‘대프리카’라는 말처럼 한여름 무더위를 얘기할 때 대구를 빼놓을 수 없다. 찌는 듯한 무더위를 피하는 방법은 천차만별이지만, 대구 사람들이 택한 방법 가운데 하나는 문화 축제다.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 대표적 여름 축제다. 국내 유일의 글로벌 뮤지컬 축제인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은 올해도 엄선된 뮤지컬 라인업을 준비했다. 지난해 전석 매진, 전석 기립의 기록을 세우며 개막 전부터 화제를 뿌리고 있는 작품 ‘프리다_Last Night Show’와 ‘포미니츠’, ‘지하철 1호선’ 등 5편의 공식 초청작을 비롯, 대구를 배경으로 하는 뮤지컬 ‘란(蘭)’과 ‘로맨스칠성’ 등 5개의 신작 뮤지컬, 가족 관객을 위한 특별공연 1개와 열정 넘치는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 7개 작품이 오프라인 무대에서 직접 관객을 만나고, 러시아 뮤지컬 ‘레이디해밀턴’과 ‘수중 왕국의 삿코’, 프랑스 뮤지컬 ‘에펠탑’ 등 3개의 해외 공식초청작이 온라인을 통해 공개된다. 또 세계적 명성의 뮤지컬 ‘투란도트’를 오리지널 뮤지컬 영화로 탄생시킨 화제작 ‘투란도트_어둠의 왕국 The Movie’도 만날 수 있다. 7월5일까지, 대구오페라하우스와 수성아트피아, 대구문화예술회관, 아양아트센터, 봉산문화화관 등지에서 펼쳐진다.
기사 및 더 읽기 ( 문화축제와 함께하는 여름휴가…다시 여름, 축제에 빠져보자 - 매일경제 )▶제주의 여름은 책! 책방축제 책섬[썸ː]

▶부천의 여름은 영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대구의 여름은 뮤지컬!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글 이상호(여행작가) 사진 책섬[썸ː]추진위원회, 부천시, 대구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86호 (21.07.06)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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