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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보단 늦었지만…미국도 첫 소행성 표본 갖고 온다 - 한겨레

오시리스-렉스, 소행성 베누서 지구로 출발
2023년 9월 유타주 사막에 캡슐 낙하 예정
일본 탐사선보다 훨씬 더 많은 표본 수집
오시리스렉스가 베누 소행성 표면을 향해 하강하는 장면(상상도). 나사 제공
오시리스렉스가 베누 소행성 표면을 향해 하강하는 장면(상상도). 나사 제공
미국은 세계 최고의 우주탐사국이지만 소행성 탐사에서만큼은 일본에 뒤처져 있다. 일본이 두차례나 소행성 표본을 지구로 가져오는 동안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던 미국이 마침내 처음으로 소행성 표본을 들고 지구로 돌아오는 여정에 돌입했다. 일본보다 늦은 대신 수집한 표본의 양은 훨씬 많다.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의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가 10일 오후 4시23분(미국 동부시각 기준, 한국시각 11일 오전 5시23분) 지구 근접 소행성 '베누'(Bennu)의 표본을 싣고 2년 반의 지구 귀환길에 올랐다. 베누는 현재 약 2억8700만㎞ 떨어진 곳에서 태양 궤도를 돌고 있다. 나사에 따르면 오시리스-렉스는 이날 시속 1000km의 속도로 베누 궤도를 벗어났다. 오시리스-렉스는 2018년 12월 베누 궤도에 도착해 1년 반 이상 베누를 원격 탐사한 뒤 2020년 10월 베누 표면에 잠깐 착지해 표본을 채취하는 데 성공했다. 오시리스렉스가 수집한 표본은 200~400에 이르는 것으로 나사는 추정한다. 최소 목표치인 60g보다는 많은 것이지만 희망했던 1㎏에는 크게 못 미치는 양이다. 일본의 하야부사 2호가 가져온 류구 표본 5.4g에 비하면 큰 수확이다. 표본이 많을수록 더욱 다양하고 세밀한 분석이 가능하다.
7km 떨어진 지점에서 오시리스렉스 탑재 카메라로 촬영한 베누. 나사 제공
7km 떨어진 지점에서 오시리스렉스 탑재 카메라로 촬영한 베누. 나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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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억년전 태양계 초기 비밀 풀 단서 기대
베누는 크기가 490m인 다이아몬드형 소행성으로, 태양계 형성 초기인 45억년 전 더 큰 소행성에서 떨어져 나온 일종의 태양계 잔해다. 과학자들은 베누가 이때부터 외톨이로 우주를 떠돌아다닌 덕에 태양계 초기의 상태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베누는 탄소 성분이 많아 겉모습이 검고 거칠다. 베누 같은 소행성을 탐사하는 또다른 이유는 지구 충돌 가능성을 살피고 이에 대비하는 것이다. 지구근접소행성(NEO)으로 분류되는 베누는 확률이 매우 낮기는 하지만 2175~2199년 사이에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탐사와 표본 채취로 얻은 데이터가 이에 대비하는 데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지난해 10월 표본 채취 과정에서 베누 표면에 파인 구덩이. 나사 제공
지난해 10월 표본 채취 과정에서 베누 표면에 파인 구덩이. 나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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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출발에서 귀환까지 총 7년의 왕복 여정
2016년 9월 지구를 출발한 지 5년만에 귀향길에 오른 오시리스렉스는 앞으로 금성 안쪽을 통과하는 궤도로 태양을 두 번 돌며 총 23억㎞에 이르는 우주 경로를 따라 2023년 9월24일 지구에 도착한다. 그러나 지구에 착륙하지는 않고 베누의 암석과 흙, 먼지를 담은 캡슐을 유타주 사막 상공에서 떨어뜨린다. 나사는 이때 캡슐 분리에 실패할 경우 2025년 다시 시도할 계획이다. 미국에 앞서 일본은 탐사선 하야부사2호가 지난해 12월 소행성 류구 표면에서 수집한 표본을 갖고 지구로 돌아왔다. 또 2013년엔 하야부사1호가 또다른 소행성 이토카와에서 미량의 토양 표본을 채취해 돌아온 바 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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