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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틈없이 뒤통수친 추리극…결말 보니 '무릎 탁' - 한겨레

범죄수사물 수준 높인 ‘마우스’
20회 내내 예측불허 반전 계속
이승기·안재욱·이희준 연기도 일품
최란 작가 “속죄 않는 이들 단죄”
후반 갈수록 초치기 촬영 아쉬움
드라마 <마우스>의 한 장면. 티브이엔 제공
드라마 <마우스>의 한 장면. 티브이엔 제공
정바름(이승기)과 한서준(안재욱)의 최후의 만남 장면까지 시청자의 허를 찔렀다. 19일 끝난 수목드라마 <마우스>(티브이엔)는 마지막까지 긴장을 잃지 않았다. 극과 극의 감정을 각각 한 얼굴에 담은 장면을 통해 여느 범죄수사물과 다르다는 것을 과시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마우스>는 우리나라 범죄수사물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연쇄살인범이 계획 살인을 하고 결국엔 형사한테 붙잡히는 흔한 공식을 깨고, 여러 반전을 넣어 예측불허의 구성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드라마는 사이코패스 한서준 이야기로 시작해, 2회에서 형사 고무치(이희준)가 한서준을 향한 복수를 꿈꾸는 동시에, 또 다른 연쇄살인범을 쫓는 내용으로 연결된다. 6회에서 범인으로 의심받던 성요한(권화운)이 죽고, 그에게 맞아 혼수상태에 빠진 착한 순경 정바름이 깨어나자마자 새를 죽이는 순간 첫번째 대반전이 일어난다. 이후 이야기는 20회까지 ‘실험체’, ‘오제트’(OZ) 등 다양한 열쇳말을 내세워 쉴 틈 없이 시청자의 뒤통수를 친다. 이번에 처음으로 악역을 연기한 안재욱은 <한겨레>에 “대부분의 작품은 초반에 힘을 쏟고 어느 시점부터 탄력을 잃기 마련인데, <마우스>는 20회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드라마 &lt;마우스&gt;의 한 장면. 티브이엔 제공
드라마 <마우스>의 한 장면. 티브이엔 제공
전 회에 걸쳐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연결된다는 점도 돋보인다. 이희준은 “이렇게나 단서가 하나하나 연결된 대본은 처음이다. 치밀한 구성이 놀라웠다”고 <한겨레>에 말했다. 예컨대 1회에서 태아 사이코패스 유전자 검사 의무화 법안이 기각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국회의원이 마지막 회에서도 어떤 역할을 하는 등 단 한명도 허투루 나오는 사람이 없다. 정바름이 성요한을 추격하는 장면에서 입었던 옷, 성요한 집과 정바름 집에 붙어 있던 피해자들의 사진 구도가 살짝 다른 것도 다 단서가 된다. 안재욱은 “그 계산이 너무 정교해서 방송을 한번 놓치면 흐름을 따라가는 데 애를 먹는다고 하소연하는 이들도 있다”고 했지만, 덕분에 시청자들은 추리하며 보는 재미를 알게 됐다. 한 시청자는 “사소한 장면도 집중하지 않으면 단서를 놓칠 수 있어 어렵긴 했지만, 그래서 추리하는 재미가 더 있었다”고 말했다.
드라마 &lt;마우스&gt;의 한 장면. 티브이엔 제공
드라마 <마우스>의 한 장면. 티브이엔 제공
드라마 &lt;마우스&gt;의 한 장면. 티브이엔 제공
드라마 <마우스>의 한 장면. 티브이엔 제공
최란 작가는 “감정이 없고 참회하지 않으며 속죄하지 않는 그들에게 드라마를 통해서라도 분노를 표출하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이를 위해 ‘전두엽 이식’이라는 허구적 설정을 가져와 사이코패스한테 죄책감을 느끼게 하는 최고의 형벌을 안겼다. 최 작가는 피해자들의 이야기도 애정을 갖고 담았다. 이희준은 “저마다 아픔을 지닌 캐릭터들이 어떻게 버티고 살아가는지 상세히 그려져서 좋았다”고 했다. 배우들의 호연 또한 빛났다. 1회는 그 자체로 한서준의 이야기를 펼친 한편의 영화였다. 안재욱이 극과 극을 오가는 희대의 사이코패스 살인마 연기를 잘 소화해냈다. 2회부터 전반부는 사실상 이희준이 이끌었다. 뛰어난 연기력으로 존재감을 새삼 알렸다. 특히 5회에서 혼자 스튜디오 생방송 장면을 이끌다시피 하며 원맨쇼를 펼친 대목이 돋보였다. 후반부 들어선 이승기의 연기도 제대로 물오르기 시작했다. 자신이 사이코패스라는 걸 알게 되어 자책하기 시작하는 15회 이후부터 깊어진 연기력이 빛났다. 기존의 밝고 바른 이미지를 역으로 뒤집은 변신은 이승기의 재발견이라 할 만한다.
드라마 &lt;마우스&gt;의 한 장면. 티브이엔 제공
드라마 <마우스>의 한 장면. 티브이엔 제공
드라마 &lt;마우스&gt;의 한 장면. 티브이엔 제공
드라마 <마우스>의 한 장면. 티브이엔 제공
하지만 아쉬운 지점도 많다. 이런 과감한 시도가 제대로 빛나려면 사전제작이 필수지만, 중반 이후로 갈수록 촬영이 생방송처럼 진행됐다. 편집이 늦어 방송이 20분 지연되는가 하면, 대본에 있는 장면을 다 소화하지 못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일반적인 공식의 장르물도 아니고, 여러 이야기가 복합적으로 얽힌 <마우스>를 사전제작 하지 않은 점은 제작진의 뼈아픈 실수”라고 비판했다. 대본이 첫 방송 전에 이미 15회 이상까지 나왔는데도 ‘초치기’ 촬영을 했기에 더욱 아쉽다. <티브이엔> 관계자는 “다른 드라마에 견줘 촬영이 오래 걸리는 장르다 보니 시간에 쫓기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최준배 피디는 제작발표회에서 “탁월한 작가의 대본을 탁월한 배우들의 연기로 구현해내 볼거리가 폭발할 것”이라고 했지만, 제작에 좀 더 만전을 기했더라면 더 빼어난 걸작이 됐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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