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인도는 채식인데 왜 탄두리 치킨 있을까 - 한겨레

cezhentertainment.blogspot.com
펀자브 음식 소재 밥상-책상 오가며 차린 ‘가정식’
이탈리아·베트남 이은 ‘한 접시’ 시리즈 세번째 책
인도 한 접시 이민희·카잘 샤르마 지음/산디·1만6500원 “○○○는 자극적이에요. 많이 쓰면 재료 맛이 안 나요. 어떤 사람들은 그 맛으로 먹는다고 생각하고 팍팍 넣지만요.” 한국인에게 빈칸을 채우라고 하면 ‘엠에스지’(MSG)를 써넣겠지만, 인도 사람들은 다른 답을 생각한다. 바로 ‘마살라’. 마살라는 각종 향신료를 일정한 비율로 넣고 빻은 분말이다. 요리에 감칠맛을 더하는 조미료인데, 튀김에 찍어먹고 콜라에 뿌려먹기도 한다는 점에서 우리식 조미료와는 또 다르다. 인도 한 접시>는 엠에스지와 마살라의 차이만큼이나 우리와 비슷하지만 다른 ‘인도식 백반’ 이야기가 담겼다. 이 책의 ‘공동 요리사’는 한국인 이민희와 인도인 카잘 샤르마다. 카잘은 북인도 펀자브에서 살다가 사업하는 남편을 따라 10여년 전 경기 안산에 정착했다. 2015년 직장 동료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1년 동안 식탁에 마주앉아 인도 ‘펀자브 가정식’을 함께 먹었다. 펀자브는 인도 35개 행정구역 가운데 하나로 “탄두리 치킨부터 라씨까지 세계인에게 사랑받은 인도 음식 대부분이 펀자브에 뿌리를 두고” 있다. 지은이 이민희는 카잘이 들려준 이야기와, 올 초 다녀온 한 달간의 펀자브 여행기, 음식의 기원에 대한 각종 자료 등을 버무려 20편의 음식 이야기를 완성했다.
단위 면적 당 밀 생산량이 가장 많아 ‘인도의 빵 바구니’으로 불리는 지역 펀자브에서 로티(밀가루와 물만 넣고 반죽해 만든 전병)는 매 끼니 식탁에 오른다. “밥 먹었어?”라는 인사 대신 “로티 칼리?(로티 먹었니)”라는 말이 쓰일 정도다. ⓒ산디 제공
단위 면적 당 밀 생산량이 가장 많아 ‘인도의 빵 바구니’으로 불리는 지역 펀자브에서 로티(밀가루와 물만 넣고 반죽해 만든 전병)는 매 끼니 식탁에 오른다. “밥 먹었어?”라는 인사 대신 “로티 칼리?(로티 먹었니)”라는 말이 쓰일 정도다. ⓒ산디 제공
인도 식문화에 대한 편견은 유독 뿌리깊다. 그중 으뜸은 ‘인도 사람들은 손으로 밥과 카레를 비벼 먹는다’는 것. 지은이의 설명에 따르면, 이 짧은 문장 중 두 지점이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 “카잘의 동생과 부모를 비롯해 2007년에 작별한 할아버지까지도 밥을 숟가락으로 먹었다. (…) 밥을 손으로 먹는 문화는 델리 이하 중남부에서는 보편적인 방식이다.” 정리하면, 세대가 아니라 ‘지역’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실제 카잘은 숟가락을 사용하지만, 중남부 인도인들은 “숟가락으로 먹으면 쇠 맛이 난다, 피부의 맛까지 느끼며 먹어야 제 맛”이라며 손 사용을 고수한다. 손으로 느껴지는 음식의 감촉까지 식도락의 한 부분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인도의 가장 대표적인 음식 ‘카레’에도 여러 오해가 쌓여 있다. “인도에는 카레가 없다. 카레는 인도의 다채롭고 복잡한 음식문화에 대한 별 존중 없이, 한 방에 쉽게 정리하려는 이방인의 성급한 태도가 만든 불완전한 표현이다. (…) 그들에게 보다 가까운 표현은 따로 있다, 그레이비(gravy).” 그레이비는 고기 외에 야채·콩·향신료·유제품 등을 넣고 끓여 밥이나 밀전병과 먹기 좋게 만든 촉촉한 상태로, 우리가 카레 하면 떠올리는 바로 그것이다. 인도인이라고 모두 채식을 하는 건 아니나, 종교적 금기는 언제나 여성에게 더 엄격한 법이다. 힌두 문화권에서 주거지(house)이자 남성 혼자 사는 집을 뜻하는 ‘마칸’에서는 고기가 있어도 되는 반면, 가정(home)이자 여성의 노동으로 관리되는 집을 뜻하는 ‘가르’에서는 육식이 금지된다. 채식을 철저히 지키는 이들을 위해 고기가 스쳐간 조리 도구, 식기까지도 배제한 ‘100% 베지’ ‘퓨어(pure) 베지’ 간판을 단 식당이 따로 있고, 모든 포장 음식에 초록(락토 베지테리언), 빨강(논-락토 베지테리언) 라벨을 붙여야 하는 법도 존재한다. 펀자브 음식을 재료로 인도 문화라는 국물을 우려낸 것처럼 느껴지는 책이다. 2018년 출간한 이탈리아, 베트남에 이은 ‘한 접시’ 시리즈 세 번째 편이다. 최윤아 기자 ah@hani.co.kr

Let's block ads! (Why?)




June 26, 2020 at 04:00AM
https://ift.tt/3eLioaU

인도는 채식인데 왜 탄두리 치킨 있을까 - 한겨레

https://ift.tt/2XUmXd9


Bagikan Berita Ini

0 Response to "인도는 채식인데 왜 탄두리 치킨 있을까 - 한겨레"

Post a Comment

Powered by Blogger.